책 소개
문학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 반복됨에도 우리는 왜 문학을 계속 찾는 걸까. 문학의 죽음까지 거론되는 이 시대, 문학을 통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글을 수집하고 탐독하며 ‘마음 들여다보기’로 세계를 읽어온 작가 정여울은 자신 있게 말한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절망의 시간에 문학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그러므로 문학을 통해 축적해온 생의 모든 온기를 끌어모아 “깊은 슬픔의 늪에서 홀로 흐느끼는 당신의 어깨를 꼭 보듬어주고 싶다”고. 작가는 사회적 가면에 지친 나를 위로하는 일이나 내 안의 잃어버린 가능성을 만나는 일까지, 슬픔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힘은 문학이었다고 고백한다. 정여울의 신작 산문 《문학이 필요한 시간》은 문학으로 치유받은 작가의 값진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내미는 다정한 손길이다. 작가는 동서양 고전은 물론 권여선, 윤이형, 이언 매큐언, 니콜 크라우스 등의 현대 문학, 영화와 음악 같은 대중문화까지도 넘나들며 문학이 말을 걸어오는 시간 속으로 독자를 친절히 안내한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은 작가 정여울이 포착한 다정하고 용감한 문학의 세계를 마주하고, 그 속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갈 결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출판 펴냄
정여울 지음 매일 글 쓰는 사람, 쉬지 않고 꿈꾸는 사람.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인문학, 심리학, 글쓰기에 대한 강연으로 전국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지 않으면 자칫 스쳐 지나가버릴 모든 감정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문학과 여행과 심리학을 통해 내 아픔을 치유한 만큼, 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다. 한때는 상처 입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치유자가 되고 싶다. 인문학, 글쓰기, 심리학에 대해 강의하며 ‘읽기와 듣기, 말하기와 글쓰기’로 소통한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한없이 넓고도 깊은 글을 쓰고자 한다.
정여울이 발견한 아름다운 문장
거의 과학이나 역사 분야의 책만 읽어오다가 문학책은 재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 에세이로 시작해서 과학을 좋아해서 SF 소설까지 읽는 중에 처음 접해본 산문집 <문학이 필요한 시간>. 산문이라 하면 사실 범위가 넓어 에세이나 칼럼, 수필 등도 산문에 포함된다. 그 범위가 넓은 만큼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만큼 독자에게 인상 깊게 다가가기 힘들기도 하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은 저자의 삶 순간순간을 책이라는 창에 빗대어 들려준다. 살아가면서 드는 생각, 갖는 감정 등에 그동안 읽어온 문학 작품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이게 가능할 법도 한 이유로는 저자의 이력을 보면 납득이 간다. 저자 정여울은 본인을 "지상의 모든 곳에서 신이 깜빡 흘리고 간 아름다운 문장을 용케 발견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이렇게 문학적으로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글이라니...독어독문과 국어 국문 학위를 받은 저자는 라디오, 오디오 클립, 많은 책들을 통해 그동안 "용케 발견한" 문장들을 알려준다.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우리가 문학을 왜 읽고, 왜 읽어야 하는 것일까? 독서를 하는 것에 있어서 이유를 물어보면 취미이기 때문에 읽는다고 할 수도 있고, 지식을 얻기 위해 읽는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위로를 얻기 위해 읽는다고 가장 먼저 말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위로를 얻기 위해 읽는다고 했을 때, 도대체 책 속의 글들이 어떻게 사람의 감정을 위로해준다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포기하고 싶을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헤쳐나가고 무난히 넘기기 위해 저자는 여러 문학 속 줄거리, 주인공 등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해답을 얻는다.
저자의 삶 속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 그리고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얻은 사진, 그리고 이에 맞게 등장하는 문학 작품의 이야기를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곁들여 읽어보니 책을 읽는데도 마치 영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책을 읽어보진 않았어도 제목은 많이 들어본,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문학 작품을 저자의 삶을 통해 들여다보고 나니 새해 읽어보고 싶은 책 목록이 어느새 하나둘씩 채워졌다.
우리에게 빛이 되어준 세상 모든 이야기의 힘
우리 안에 1000개의 가능성이 있다면 수많은 사람이 그 중에 10개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 나머지 990개의 가능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십중팔구 미처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사라져 버리지 않겠는가.
우리는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재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우리 안에 숨 쉬고 있는 1000개의 가능성을 하루하루 버리며 살아간다.
문학은 그 '나머지'의 소중함, 990개의 아름다운 꿈을 일깨운다.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안타까이 사라져 가는 모든 잠재적 가능성이 곧 우리 자신임을 문학은 끊임없이 일깨운다.
그리하여 마침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갈 권리'를 깨닫게 하는 존재가 바로 문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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